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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지남 공동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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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8.04.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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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다 삼천포(?)’ 아닌, ‘잘만하면 삼천포처럼(!)’ 삼천포한빛교회
삼천포한빛교회는 다른 교회의 감화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식한 사례로 꼽힌다. 새알심을 빚는 성도들의 표정이 밝다.
다른 교회의 감화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다
진주에서 사천으로 향하는 도로는 시원하게 뻗어있었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비유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국도변엔 활짝 핀 벚꽃이 오가는 이들을 반겼다.

1956년 시로 승격하며 한때 인구 6만 명이 넘는 도시였던 삼천포는 1995년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당시 사천군과 통합하며 이제는 사천시의 한 동이 되었다. 옛 영화는 사라졌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항구와 함께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요즘은 사천시가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메카로 뜨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천포한빛교회(담임목사 홍철표)는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큰 빛’을 전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했던 날도 안식일 오후가 되자 주방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며 달콤하고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교회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소외계층을 위한 ‘영양죽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도 100인분이 훌쩍 넘는 팥죽을 준비하느라 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상을 거두자 담임목사 부부도, 일흔이 넘은 노장로도, 아들과 함께 온 집사와 청년들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팔을 걷고 앉았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과 얼마 전부터 출석한 구도자도 즐거운 표정으로 합류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동글동글 새알심을 빚는 사이, 부엌에서는 믹서기로 팥을 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곧 찹쌀가루와 불린 멥쌀을 섞어 걸쭉해질 때까지 쑨다. 은은한 불에서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양복을 벗고 앞치마를 두른 장로님이 오늘의 당번이다. 이내 붉은 팥죽이 보글보글 끓어오르자 퐁당퐁당 새알심을 넣는다. 20분쯤 지났을까. 하얀 새알심이 하나둘 둥둥 떠오른다. 드디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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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런 죽은 170cc 전용 용기에 담겨 배달된다. 하나에 2인분 정도다. 따뜻한 음식만큼이나 성도들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겼다. 이날 준비한 양은 모두 120인분. 대개 한 가정에 한 그릇씩 들어가는데, 간혹 극빈자나 홀몸노인 중 사정상 식사를 걸러야 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2-3그릇씩 가기도 한다. 교회가 몇 년 전부터 돕고 있는 소년소녀가장들도 빠지지 않는다.

구도자와 환자들에게도 인기다. 먹기는 편하지만, 정작 직접 만들어 먹으려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죽의 특성상 교회 주변에 사는 젊은 엄마들에게 “아이들 별식으로 주라”고 건네면 여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인근 경로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토요일 오후면 재림교회에서 죽을 갖다 줄 시간이라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양을 1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건 식재료를 모두 미리 준비해 놓기 때문에 가능하다. 봉사자들은 금요일 저녁예배에 참석하면서 재료를 씻어 불려놓는다. 안식일에는 새벽기도회를 시작하기 전, 불을 올려 삶는다. 역할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손발이 척척 맞을 만큼 호흡이 좋다.

올해부터는 아예 죽 봉사를 사역팀으로 따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봉사는 자발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3040세대를 주축으로 구성한 ‘에덴목장’ 반원들이 의기투합했다. 7명의 성도가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헌신하고 있다. 여기에 구도자와 여집사회 등 틈틈이 자원해 돕는 손길이 있어 한결 힘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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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사업을 통해 혜택을 입은 이웃은 150가구 정도. 처음부터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2015년 당시에는 47그릇으로 시작했다. 이웃의 필요가 확인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차츰 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팥죽, 흑임자죽, 녹두죽, 참깨죽, 호박죽 등 10가지 종류의 메뉴를 했는데, 요즘은 수혜자들이 좋아하는 4-5가지를 주로 낸다.

식재료는 모두 국산 농산물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구입해 쓴다. 어지간한 정성 아니고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일이다. “시골이라 잡곡이나 재료 구하기가 쉽다.”는 말이 기자의 귀엔 ‘내 가족이 먹을 거라는 생각으로 만든다’는 말로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성도들은 죽을 만들기 위해 치자, 비트, 찹쌀 등을 손수 농사짓는다. 가을이나 겨울에는 시금치를 거두고, 봄에는 어린 쑥을 캐 고운 색깔을 입힌다. 이런 수고로 이날도 새알심이 알록달록 채색옷을 갖춰 입었다.

“요즘은 못 먹어서 배곯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죽 한 그릇이라도 더 맛있고 보기 좋게 전해 드리려고 애써요. 마침 장로님댁 두 가정이 떡집을 운영해 재료 마련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모든 봉사자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어요”

혹서기 한 달을 빼곤 매달 격주로 봉사한다. 올해는 모두 22번이 예정돼 있다. 영양죽 나눔 봉사를 위해 들어가는 자금 규모는 한 해 약 150만원 정도. 한 번에 7만원 꼴이다. 비용은 모두 도르가헌금에서 충당한다. 금액 대비 ‘가성비’ ‘가심비’ 모두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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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한빛교회는 이 활동을 선교와 영혼구원을 위한 브릿지 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근래 들어서는 이전에 비해 교회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시각이 많이 바뀐 걸 피부로 느낀다. 평소 배달을 하며 낯을 익혀둔 이웃들을 전도회로 초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재림교회라고 소개하면 “아~ 죽 나눠주는 착한 교회”라고 반갑게 인사한다. 염치없이 매번 받아만 먹을 순 없다며 자신이 지은 농작물을 선뜻 선물하는 이도 있다. 이런 반응 하나하나가 무심코 넘길 수 없을 만큼 귀하고 보람 있다.

핸들을 돌려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 ‘삼천포한빛교회가 제시하는 방법대로 봉사한다면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게 아니라, ‘잘만하면 삼천포처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삼천포한빛교회의 영양죽 나눔 봉사는 하동교회에서 배웠다. 다른 교회의 감화력사업을 자신의 교회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케이스다. 그렇다면 이들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시도했을까.

■ <재림마을 뉴스센터>와 <교회지남>은 [연중기획]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탐방 시리즈를 공동 연재합니다.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선교가 실제 이뤄지는 현장을 생생한 스케치 기사로 전달하고, <교회지남>은 이러한 사례를 다른 교회에서 접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다른 교회의 감화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식한 삼천포한빛교회의 이야기는 <교회지남> 4월호 ‘희망 2020 – 섬기는 교회’ 16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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